바이오존 주장

과산화수소 외에도 순수 오존와 산소계 라디칼, 친수기 라디칼, 산소 이온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면 이 문제를 최대한 해결할 수 있다.

어차피 박테리아는 산소에 무조건 순응한다. 또한 산소 이온은 내성도 없어 오로지 산소 이온을 활용하는 길 외에는 현재 특별한 방법이 없다. 설령 있더라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원내 내성균 관리에는 사람이 항상 호흡해도 무방한 산소 이온 농도로 두마리 토끼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

----------------------------------------------------------------------------------------------------------------------------------------------------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세균(박테리아)은 그람 양성균과 그람 음성균으로 나뉜다.
그람(Gram)은 덴마크의 의사 한스 그람의 이름으로 그가 고안한 방법으로 세균을 염색하면 보라색(그람 양성균) 또는 빨간색(그람 음성균)으로 염색된다. 그런데 그람 양성균과 음성균은 항생제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람 양성균과 음성균의 세포벽 구조와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그래서 그람 양성균과 음성균에 효과적인 항생제가 따로 있다. 최후의 항생제로 통하는 반코마이신은 그람 양성균을 겨냥한 약이다. 대표적인 수퍼박테리아로 알려진 VRSA (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는 황색 포도상구균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상처가 난 손에서 발견되고 3대 식중독균 중 하나인 황색 포도상구균이 수퍼박테리아라는 말인가? 아니다. 황색 포도상구균 중에서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진 VRSA만 수퍼박테리아다. VRSA는 마지막 항생제라는 반코마이신을 주사해도 생존한다.

국내 병원들의 골칫덩이인 MRSA라는 세균도 약어의 뒤 두 글자가 VRSA와 같은 ‘SA’다. 다시 말해 황색 포도상구균이다. MRSA의 첫 글자인 M은 메티실린이란 항생제다. MRSA는 메티실린이란 항생제로 죽일 수 없는 포도상구균을 가리킨다. 그러나 MRSA는 반코마이신으론 죽일 수 있다.

그람 음성균의 최후의 항생제는 카바페넴이다. 최근 인도·파키스탄·영국·미국에서 잇따라 발견된 ‘수퍼박테리아’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균’이다.

최근 일본에서 발견된 MRAB는 ‘AB’ 즉 아시네토박터균이라는 그람 음성균이다. 여기서 M은 ‘Multi-drug’, 즉 여러 약(항생제)을 의미한다. 따라서 MRAB는 여러 항생제를 투여해도 잘 견디는 아시네토박터균이란 뜻이다.

이번에 문제된 ‘수퍼박테리아’는 둘 다 그람 음성균이다.

수퍼박테리아 공포를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곳은 의료기관이다. 온갖 세균들이 실내에 퍼져 있는 데다 면역성이 떨어진 환자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수퍼박테리아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 네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나서야 한다. VRSA나 CRE를 죽일 수 있는 항생제 신약이 나온다면 VRSA·CRE는 더 이상 수퍼박테리아가 아니다. 문제는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개발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의사는 항생제가 필요한 사람에게만 투약하되 세균을 확실히 죽일 수 있는 용량을 처방하고, 환자는 처방전에 쓰인 대로 복용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셋째, 기존의 항생제를 잘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돼야 한다. 여러 항생제를 함께 사용하는 등 칵테일 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면 세균들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쉽게 획득하기 힘들다.

넷째, 병원이나 공공장소의 소독·멸균을 철저히 한다. 현재 국내 다수 병·의원은 입원실은 물론 중환자실도 알코올 소독에 의존하고 있다. 알코올 소독으론 세균의 30% 정도만 죽일 수 있다.

과산화수소 증기 멸균법 등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때다.

박태균 기자(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