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철새떼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정말 장관이죠？하지만 기억하십니까？사스와 조류독감 등 지난 몇 해 동안 인류는 새들로부터 옮겨온 질병 때문에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ＡＮＣ▶

다른 종의 동물간 감염이 안 되는 게 정상이지만 변종 바이러스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죠. 물론 올 겨울에도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먼저 그동안 어떤 것들 있었는지 문화과학부 전동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ＶＣＲ▶

올해 7월 브라질에서는 3년 전 세계를 공포로 떨게 했던 신종 인플루엔자, H1N1형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해 2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신종 H3N2v 바이러스가 출현해, 3백 명 넘게 감염됐고, 그 중 1명이 사망해 미국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동에서는 사스, 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스의 변종인 '노벨코로나바이러스' 에 감염돼 2명 중 1명이 숨졌는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지 몰라 세계보건기구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변종인 H5N1 바이러스는 올 한 해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에서 19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2003년 이후 608명이 감염돼 그 중 359명이 사망했는데, 치사율이 59%에 달하는 치명적인 호흡기 질병입니다.

변종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충북대 연구진은, 국내 돼지들을 조사하다가 H1N2라는 변종 바이러스를 발견해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돼지 뿐 아니라 다른 동물, 특히 인간에게 전염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고, 독성까지 강해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변종 바이러스는 모두 동물에서 사람으로 건너왔고 매우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ＩＮＴ▶ 송기준 교수/고려대 의대
"(변종 바이러스는) 동물계에 쭉 있다가 사람에게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보다 더 심각하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변이가 또 온다면 제2의 사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올 겨울에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H3N2형 인플루엔자는 지금은 흔한 독감 바이러스 중 하나지만 1968년 처음 등장했을 때는 세계적으로 100만 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무서운 바이러스였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변종 바이러스와의 투쟁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태초 이래 이들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해왔는데요.

도대체 이 가공할 변종바이러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김승환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ＡＮＣ▶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원래 돼지와 새의 바이러스였습니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사람의 바이러스와 결합해 사람까지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로 돌변한 것입니다.

서로 다른 두 바이러스가 어떻게 합쳐질 수 있었을까요?

돼지는 특이하게 사람과 돼지,조류의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될 수 있는데, 이 때 사람과 돼지 바이러스가 유전자를 주고받으며 변종을 만듭니다.

그러다 그 중에서 강한 독성과 뛰어난 감염력을 가진 변종이 나타나면 급속히 퍼집니다.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2009년 4월, 미국에서 신종플루가 확산되고 4월 26일, 아시아 대륙에 신종플루가 상륙합니다.

4월 27일은 유럽, 28일은 우리나라에도 나타났고 열흘 뒤에는 호주와 남미 대륙까지 퍼졌습니다.

◀ＩＮＴ▶ 김우주 교수/고려대 의대
"90년 전에는 전 세계에 퍼지는데 약 3개월 걸렸어요. 지금은 비행기를 타면 3일 내에 지구 어디라도 대유행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죠."

일단 상륙한 뒤에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인플루엔자와 사스는 환자의 재채기에서 나온 분비물을 통해 공기중으로 빠르게 퍼집니다.

1명이 수십명에서 수백명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감염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ＩＮＴ▶ 김화동/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미리 예측하고 발생을 억제하고 한 번 발생한 후에는 그 피해 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책의 핵심은 변종 바이러스를 원천 차단하는 백신 개발입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한 뒤 기존 방법으로 유정란을 이용해 백신을 충분히 제조하려면 적어도 8-9 개월 걸립니다.

그러나, 계란 대신 세포 배양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면 그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새 백신에 대한 임상이 시작됐습니다.

◀ＩＮＴ▶김경호/SK케미칼 개발실장
"(2년 뒤 임상시험이 끝나면) 생산 기간 자체가 절반 이하로 단축이 되고 2개월 정도 기간에 전 국민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람과 조류, 돼지가 함께 살아가는 삶을 피할 수 없다면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고 신속한 치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김승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