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은 몸에 해로운 화학 물질을 쓰지 않고도 의료 도구를 소독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 기술은 생물학적 무기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기술은 "저온 플라즈마"를 생성하는 최신 기술인데, 이를 이용하여 상온과 대기압에서 박테리아를 소멸시킬 수 있다고 한다. 플라즈마는 전자 같은 전하 물질과 비전하 물질인 라디칼 등을 끌어 모을 수 있다.

플라즈마는 가스를 초고온으로 가열하면 생성되는데, 일부 과학자들은 플라즈마를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서 제4물질 상태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라즈마는 대기압 상태에서는 섭씨 수 천도의 온도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실제로 활용하기는 곤란하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버지니아 주의 노르포크 도시에 있는 Old Dominion 대학의 연구진과 캘리포니아-샌디애고 주립 대학의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였다.

즉, 이들은 소량의 전력으로 두 전자 사이에 산소와 헬리움 혼합체를 주입하여 ‘저온 플라즈마’를 생성시켰다.

연구진은 이 플라즈마에 노출된 두 가지 종류의 박테리아, 즉 탄저균과 흡사한 고초균 (Bacillus subtilis)과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대장균(Escherichia coli)이 소멸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은 이 플라즈마가 다른 종류의 위험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도 소멸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와는 다른 구조를 갖고 있지만, 바이러스도 전하 입자에 의하여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연구원인 Mounir Laroussi 박사는 “저온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재사용하게 되는 의료 장비들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소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의료 장비의 살균용으로 쓰이는 몸에 해로운 화학 물질, 예를 들면 산화에틸렌 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생물학적 무기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도 사용할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고 하였다.

이외에 식품을 포장할 때,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소독하면 현재 보다 더 식품을 오랫동안 상점에 진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구에서 출발하여 달이나 다른 행성으로 항해하는 우주선의 경우,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소독하면 지구에서 다른 행성으로의 미생물체 유입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연구진의 이번 연구 결과는 New Journal of Physics 학술지에 출판되었다.

인용 논문: "Plasma interaction with microbes", M Laroussi, D A Mendis and M Rosenberg, New Journal of Physics, vol. 5, 2003, pp. 41.1-41.10.